
갑작스러운 크레스티드게코 알 발견, 첫 대처는?

크레스티드게코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바닥재 속에서 하얗고 타원형인 크레스티드게코 알 발견했을 때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암컷 성체를 키우고 있다면 메이팅(교배) 여부와 상관없이 무정란(Slug)을 낳을 수도 있고, 과거의 메이팅 기록이 있다면 유정란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알을 발견한 즉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황하지 않고 알의 위치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알의 상단을 표시하세요
파충류의 알은 조류와 달리 상하가 바뀌면 내부의 배아가 질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알을 발견했다면 그 상태 그대로 네임펜을 이용해 알의 윗부분에 작은 점을 찍어 표시해 주세요. 이는 나중에 알을 옮기거나 검수할 때 방향이 뒤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주의: 알을 발견했을 때 너무 세게 잡거나 흔들면 내부 수정란이 손상될 수 있으니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유정란과 무정란을 구별하는 '캔들링' 방법

알을 발견했다면 이 알이 실제로 부화할 수 있는 '유정란'인지, 아니면 영양분만 들어있는 '무정란'인지 판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후레쉬를 활용한 캔들링(Candling) 작업을 수행합니다.
판별 기준 표
| 구분 | 유정란 특징 | 무정란 특징 |
|---|---|---|
| 색상 | 뽀얗고 불투명한 흰색 | 노르스름하거나 투명한 느낌 |
| 캔들링 결과 | 붉은색 '핵(Cheerio)' 또는 혈관 보임 | 아무것도 없는 맑은 노란색 액체 |
| 탄력 | 탱탱하고 단단한 느낌 | 말랑거리고 쉽게 찌그러짐 |
캔들링 시 알 내부에서 붉은색 고리 모양(일명 치리오스)이 보인다면 이는 건강한 유정란입니다. 반면, 전체가 노랗게만 보인다면 무정란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확실하지 않다면 일단 인큐베이터에 넣고 일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적인 부화를 위한 해칭 세팅

알이 유정란임을 확인했다면, 이제 알이 안전하게 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를 '해칭 세팅'이라고 부릅니다. 핵심은 적절한 습도와 온도 유지입니다.
- 해칭 배지 준비: 질석(Vermiculite) 또는 슈퍼해치(SuperHatch)와 같은 전용 배지를 사용합니다. 배지와 물의 비율은 무게 대비 약 1:1 또는 1:0.8 정도로 맞추어 손으로 꽉 짰을 때 물이 한두 방울 떨어질 정도의 습도를 유지합니다.
- 해칭 박스: 공기 구멍이 작게 뚫린 투명한 반찬통 등을 사용합니다. 알이 직접 물에 닿지 않도록 배지 위에 살짝 얹어줍니다.
- 환기 조절: 너무 과한 환기는 습도를 떨어뜨리고, 환기가 전혀 안 되면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온도에 따른 부화 기간과 성별 결정

크레스티드게코는 온도에 따라 부화 기간이 달라지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온도에 따라 성별 비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보통 22도에서 26도 사이의 실온에서 부화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온도별 예상 부화 기간
평균적으로 60일에서 90일 정도 소요되지만, 환경에 따라 차이가 발생합니다.
- 22~23도(저온): 부화 기간이 80~100일 이상으로 길어지며, 개체의 크기가 더 크게 태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 24~25도(적온): 약 70~80일 사이에 부화하며 가장 안정적인 환경입니다.
- 26도 이상(고온): 부화 기간이 60일 이내로 짧아지지만, 개체가 약하게 태어날 위험이 있으므로 28도 이상의 고온은 피해야 합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와인셀러를 개조한 인큐베이터를 사용하거나, 실내 온도가 일정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 관리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대처법

부화 기간 동안 알의 상태가 변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곰팡이 발생과 알의 함몰입니다.
곰팡이가 생겼을 때
알 표면에 하얀 곰팡이가 피었다면 습도가 너무 높거나 환기가 부족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드러운 붓으로 곰팡이를 살살 털어내고, 무좀약(테르비나핀 성분 등)을 아주 얇게 도포하거나 환기량을 늘려줍니다. 알 내부가 살아있다면 곰팡이를 이겨내고 부화할 수 있습니다.
알이 찌그러졌을 때
알이 오목하게 들어가는 현상은 주로 습도 부족으로 발생합니다. 배지에 물을 보충하거나 주변 습도를 높여주면 다시 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화 직전(해칭 임박)에 알이 살짝 찌그러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므로 캔들링을 통해 내부 움직임을 확인해 보세요.
드디어 해칭! 새끼 도마뱀이 태어났을 때

약 2~3개월의 기다림 끝에 알에 작은 구멍이 뚫리고 코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드디어 해칭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성급하게 알을 찢거나 개체를 꺼내려고 하면 난황을 다 흡수하지 못한 상태로 나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개체가 알 밖으로 완전히 나오면 미리 준비해둔 채집통(키친타월을 깐 습한 환경)으로 옮겨줍니다. 태어난 직후의 베이비는 몸에 남은 난황의 영양분으로 2~3일간은 먹이를 먹지 않아도 괜찮으며, 첫 배변 후 또는 첫 탈피 후부터 자율 배식이나 피딩을 시작하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메이팅을 안 했는데 알을 낳았어요. 부화가 가능한가요?
대부분은 영양분만 배출된 무정란(Slug)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드물게 '단성생식(Parthenogenesis)' 사례도 보고되므로, 캔들링을 통해 핵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알을 실수로 뒤집었는데 어떻게 하죠?
발견 즉시 원래 방향으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지났다면 배아가 상단에 고정되었을 수 있으므로 캔들링을 통해 혈관이 모여있는 쪽을 위로 향하게 두세요.
알 색깔이 노랗거나 갈색으로 변해요.
알 내부에서 배아가 폐사했거나 무정란이 부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냄새가 심하게 나거나 알이 녹아내린다면 폐기해야 하지만, 확실치 않다면 다른 알에 영향이 가지 않게 격리하여 지켜보세요.
참고자료 및 링크
-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반려동물 사육 및 보호에 관한 제도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부 공식 사이트입니다.
- 환경부 야생동물 관련 법령 크레스티드게코와 같은 외래종 파충류 사육 시 준수해야 할 법적 규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Pangea Reptile Care Guide (English)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크레스티드게코 전문 사육 및 번식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